본문 바로가기
플루언톨로지?

모국어의 따스함이 그리워지면

by Fluentologist 2023. 5. 19.

작정하고 영어 학습에 매진하다보면 자연스레 모국어인 한국어와는 거리를 두게 된다. (통역이나 번역 활동을 염두에 두고 공부하는 거라면 좀 다르겠지만) 기존에 한국어로 하던 활동들을 상당 부분 영어로 전환하지 않고서는 영어를 익히는 데에 할애할 시간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영어 학습에 관한 이런 저런 조언들을 자신의 학습 루틴에 추가하다 보면, 삶 속에서 한국어는 점점 더 배제되게 된다.

 

이런 상황에 한국어도 중요하니 한국어 책도 읽고, 한국어 주간지도 챙겨 보라는 식의 조언은 적절치 않다. 학습자마다 학습 스타일이 다르고 지향점이 다르고 하루 중 공부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도 다르다. 한국어 대응어를 잘 모르면 절름발이 영어니 하는 식의 말을 하며 이것저것 다 할 것을 종용하는 것은 불쾌하기까지 하다.

 

다만, 영어 학습에 지나치게 몰입해 아침부터 밤까지 외국어가 주는 긴장감의 압박 속에서 살고 있다면, 긴장도 풀 겸, 한국어 시집을 한번씩 들춰보는 것은 어떨까? 삶의 상당 부분을 영어로 채워가며 살아가다가, 윤동주 시집을 읽으며 모국어의 축복이란 것이 무엇인지 새삼 느껴보는 것은 영어 공부가 주는 하나의 반전적 묘미이기도 하다.


Random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