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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언톨로지?

바나나와 머그컵: 몇 가지 배움의 방식

by Fluentologist 2023. 5. 19.

큼직한 머그컵에 달린 손잡이는 단순히 눈에 보기 좋으라고 달아놓은 것이 아니다. 그리고 손잡이의 용도는 굳이 누구에게 배워서 아는 것은 아니다. 머그컵과 그 손잡이 뿐 아니라 인간이 사용하는 사물의 모양새에는 어느 정도 그 쓰임에 대한 설명/지시가 내재되어 있기 마련이다.

 

반면에, 겉보기에 이보다 쉽고 단순할 수 없을 것 같은 것에도 배움이 유용한 경우도 있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바나나 껍질을 벗기는 데에도 맞는 방법과 틀린 방법이 있을까? 꼭지 부분을 잡아 틀어 억지로 그리고 힘겹게 껍질을 까는 방식은 굳이 틀리다라고 표현하지는 않더라도 부자연스런 방법임에는 틀림 없다.

 

그런데 꽤 많은 이들이 이런 방식으로 바나나를 먹다가 뒤늦게서야 더 나은, 꼭지 반대 부분부터 벗기는 방식으로 전향하는 듯하다. 그리고 그 계기를 몇 가지 살펴보면:

 

- 본인 스스로 어느 순간 깨닫게 되는 경우

- 원숭이가 먹는 것을 보고 배우게 되는 경우

- 본인 스스로 깨달은 사람을 통해 배우게 되는 경우

- 원숭이가 먹는 것을 보고 배운 사람을 통해 배우게 되는 경우

 

등이 있다.

 

이런 배움을 극한으로 몰아가는 이들이 예술가가 되고, 발명가가 되고, 사업을 일으키는 entrepreneur가 된다. 이런 배움을 창조적으로 현실 속에 구체화시켜 놓은 것들이 우리가 쓰는 도구들 그리고 그 디자인이다.

 

바나나 껍질 까는 것조차 본인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것이 인간이다. 반면, 우리는 타인의 창조성을 통해 자신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기도 한다. 겸손해야할 이유고 타인에 대해 감사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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